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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부터 진통제와 진정제로서의 효과를 인정받아온 대마초와 그의 2차 제품들이 오늘날 의료계의 관심을 다시 끌고 있다: 항암 화학요법시 동반될 수 있는 구토를 완화시켜주고 에이즈나 C형 간염에 걸린 환자의 식욕을 돋구어주며, 아편과는 다른 반응 메커니즘으로 진통효과를 주고, 다발성 경화증에 걸린 환자에게 진정제와 완화제의 효과를 준다는 점이 특히 그러하다.
과학적으로 대마초의 장/단점에 대한 시비가 여전하지만, 관례적인 치료가 전혀 듣지 않는 환자들에게는 폭넓은 환영을 받고 있다. 네덜란드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치료 목적으로 대마초를 처방하기도 한다.
가장 최근에 입증된 대마초의 긍정적인 면은 바로 암 치료효과 이다. Manuel Guzman 박사를 선두로 한 스페인의 연구진은, 카나비노이드(대마초의 주 성분)가 새로 혈관이 생성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다형성교아종 (glioblastoma multiforme)과 같은 형태의 뇌 종양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생쥐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서도 입증되었다. 이들의 논문은 ‘Cancer Research’를 통해서 발표되었다.
이 논문은 'angiogenesis (새로운 혈관의 생성)’억제에 관한 많은 연구들과 맥을 같이 한다. 1998년 5월 신문의 1면을 장식했던, 당시로서는 아주 혁신적인 개념인 angiogenesis의 억제 원리는 단순하다. 정상세포와 마찬가지로 암 세포 또한 성장하고 확장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혈관의 생성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산소와 양분을 공급하는 새로운 혈관 형성에 기여하는 분자들을 차단함으로써 폭식성인 암 세포가 무작위로 퍼지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다.
이전의 연구들은 카나비노이드가 이들 “신생 혈관”의 성장을 차단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어떤 메커니즘이 작용하는지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었다.
다형성교아종과 유사한 형태의 뇌 종양에 걸린 생쥐를 얻는데 성공한 스페인의 연구팀은 이들 생쥐들의 뇌종양을 카나비노이드를 사용하여 성공적으로 치료했고, 그들의 몇몇 특정 유전자를 주시했다. 연구원들은 카나비노이드를 이용한 치료 덕분에 VEGF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신혈관의 생성을 담당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의 합성을 명령하는 유전자의 활동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Guzman 박사는 카나비노이드가 세라마이드(ceramide)라는 물질의 활동을 증가시키면서 혈관내피성장인자의 생산을 억제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현상이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 2단계에서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하여 얻어진 결과를 인간에게서 얻어내려고 시도하였다. 실험은 종양 치료요법에 실패하여 외과적 처치나 화학요법 및 방사선요법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두 환자에게서 채취한 다형성교아종 표본에 대해서 이루어졌다. 채취된 두 개의 표본은 카나비노이드 용액에 담겨졌다. 카나비노이드 용액이 종양 속으로 직접 주입되게 한 치료가 끝난 후에 혈관내피성장인자의 비율은 현저하게 감소되었다. 얻어진 결과는 아직은 매우 실험적인 단계이지만, 난치성으로 알려진 형태의 뇌종양 치료의 앞날에 매우 고무적인 관점을 제시해준다는 평가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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