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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분열(cell division)을 차단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신진대사 경로가 미국의 과학자들에 의해 동정됐다. 학술지 “분자 세포(Molecular Cell)”, 5월 21일자(14권, 4호, 501-513)에 게재된 이번 연구 성과는 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의 요지는 여러 가지 단백질이 각각 관여하는 ‘노화 대사경로(senescence pathway)’라는 것이 존재하며, 이 대사 과정이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하면서 유사한 세포 분열 차단 효과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세포는 계속적인 증식이 불가능하다. 생명체가 세상에 태어나 자란 후 사멸하듯이 세포도 이 과정을 밟아야만 한다. 그러나 암 세포의 경우에는 제때 사멸하지 않고, 영원히 증식할 수 있다.
정상적인 세포가 분열을 중단하고 나면 노화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염색체(chromosome)의 끝 부분인 말단 소립(telomere)의 길이가 감소하는 것이 그 주된 이유로 알려져 있었다. 염색체가 복제될 때마다 말단 소립의 길이가 짧아지고, 그 결과 일정 시기에 이르면 세포 분열이 중단된다는 것이다. 노화 단계에 이른 세포는 행동 양상이 젊은 세포와 다르며, 이런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나이가 들면서 피부에 주름이 잡히고, 면역계가 약화되거나 노화에 따른 질병이 생기게 된다.
말단 소립이 관여하는 노화 과정에는 p21이란 단백질이 개폐기(switch) 구실을 담당한다. 이번 연구는 p21 스위치가 작용하는 대사 과정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이와 유사하면서도 다른 세포 반응이 DNA 손상에 의해 유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DNA가 손상을 입으면 세포의 분열이 중단되며, 이를 통해 암 발병을 막는다는 기작은 이미 여러 연구 사례를 통해 잘 알려진 내용이다. 이번 연구는 그에 더 나아가 제 기능을 상실한 말단 소립에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세포 분열 차단 기작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 가운데 하나가 p16이란 단백질이 관여하는 기작이다. 이 단백질 또한 세포의 분열을 차단시킬 수 있다. 사람의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연구진은 p16 단백질이 말단소립에 대해 독립적으로 작동하면서 세포 분열을 완벽하게 차단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서 연구비 지원을 받았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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