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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해석(translation) 이후에 진행하는 단백질 변화(protein modification)가 뇌의 장기 기억(long-term memory)에 필요한 기질(substrate)로 작동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이론이 제기됐다. 미국의 과학자들이 발표한 이번 연구 보고서는 기존에 알려진 뇌의 장기 기억형성 기작과 상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신경과학 경향(Trends in Neurosciences)”, 1월호(28권, 1호, 12-19)에 게재됐으며 학술지 사이트를 방문하면 연구 보고서 전문을 열람할 수도 있다.
약 40년 전부터 지금까지 정립된 분자 수준의 뇌의 장기 기억 형성 여부는 전적으로 새로운 단백질 발현 여부에 좌우된다. 유전자 해석이란 과정을 통해 새로운 단백질이 형성되고 이를 통해 기억이 안정화(stabilization) 되면서 고정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기억은 뇌에 붙박아 놓여 잘 잊혀지지도 않게 된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런 이론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기억과 관련해 한 번 형성된 단백질이 고정된 상태로 존재하지 않고 동적이면서 고정불변의 상태를 벗어나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억 형성 기작은 고도의 유연성을 제공해 기억 목록들을 검색해 원하는 기억을 신속하게 알아내는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기존의 기억 형성 이론이 단백질 합성 저해제(protein synthesis inhibitor)라는 약물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실험 결과들에 근거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실험들은 단백질 합성 과정이 기억 형성에 필수적인 조건이라는 결론의 근거가 됐다. 그러나 연구진은 새로운 단백질 형성을 90% 이상 억제하는 약물을 처리해도 별다른 기억 손상이 야기되지 않는다는 결과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단백질 합성 저해제가 원래의 효능이 아닌 다른 부작용을 통해 기억에 해를 입힌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다만 이번 연구 보고서의 내용은 기존의 뇌 장기 기억 모델에 대한 대안을 제안한 것으로 이에 대한 실험적 증거가 풍부하게 마련되어 있는 상태는 아니다. 따라서 후속 보강 연구를 통해 이를 뒷받침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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