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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의 조류가 손상된 상처를 치유하는 메커니즘이 발견되어 향후 유해 조류의 퇴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Caulerpa taxifolia'라고 불리는 조류의 경우, 몸체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새로운 개체로 분리될 때 모체는 자신의 상처를 자연 아교물질로 치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작용은 해양에서 이 조류의 확산에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되나 생태학자들의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결점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 작용을 이용할 경우 지중해로부터 성가신 조류를 내몰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 조류는 단세포이나 몇 미터에 이를 정도로 커질 수 있으며 가운데 줄기를 중심으로 가는 엽상체가 퍼져 있어 마치 고사리와 유사하다. 바다를 지나가는 선박에 의해 엽상체가 떨어져 나갈 경우, 이 떨어진 엽상체는 새로운 개체로 자라게 된다. 하지만 떨어져 나감으로 해서 세포에 몇 밀리미터의 상처가 남는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Georg Pohnert 연구팀은 이 조류가 치명적인 손상으로부터 어떻게 살아나는지를 발견했다. 치유 아교물질이 마치 상업용 에폭시 수지처럼 행동했는데, 두 화학물질이 섞여 점착성 물질을 만들어 아주 빠른 속도로 상처를 치유했다.
Caulerpa taxifolia 조류는 상처를 입으면 세포 내에 있는 'caulerpenin'이라는 화학물질이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반응성이 높은 'oxytoxin 2'라는 분자를 만든다. 이것은 즉시 단백질과 결합하여 세포 내에서 점착성을 가진 겔을 만들어 30초 이내에 상처 부위를 막는다. 한 시간 내에 겔은 단단해지며 상처 부위는 아물게 된다. 이번 발견은 저널 'Angewandte Chemie'에 게재됐다.
Pohnert에 따르면, Oxytoxin 2는 아주 반응성이 높아 조류는 그 자체를 저장하지 못한다. 안정스럽지 못하고 단백질에 대해 너무 공격적이기 때문에 필요할 때 만들어내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치유 메커니즘이 세포 전체에서 왜 일어나지 않고 상처 주위에서만 일어나는지, 어디서 시작되는지, 왜 끝나게 되는지를 밝혀 내고 싶어 한다.
조류의 대부분은 물로 구성되어 있으나 C. taxifolia의 경우 무게의 10%가 caulerpenin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물질은 독성은 높지 않으나 고슴도치처럼 생물이 먹는 것을 꺼리게 만든다. 이토록 고농도의 화학물질이 왜 존재하는 지는 알지 못한다.
이번 발견은 1984년에 지중해를 침범한 후 환경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 이 조류를 몰아내는데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Caulerpa taxifolia는 해초류를 질식시키고, 서식처를 파괴하여 어류의 먹이를 고갈시키고 있다. 캘리포니아 해안의 경우도 유사한 침해를 받아, 화학물질의 사용으로 퇴치된 바 있으나 다른 생명체도 같이 죽었다.
현재 이탈리아와 프랑스 근해에 이 조류가 많이 번져 있으나 아무런 퇴치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Pohnert는 조류의 caulerpenin을 모두 제거해 치유 능력을 방해하는 리신(lysine)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는 리신을 자연에 공급하는데 있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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