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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 발달하는 단계 초기부터 염색체(chromosome)의 길이가 짧아지는 현상이 동반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학술지 “임상 암 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 5월 15일자(10권, 10호, 3317-3326)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 과학자들이 수행했다.
염색체의 끝 부분에는 바느질 할 때 손가락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골무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말단소립(telomere)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암이 발달할 때 이 말단소립이 짧아지는 현상이 동반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내용이다. 그러나 이것이 종양 발달의 원인인지 아니면 결과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논쟁이 있어 왔다. 이번 연구 결과의 요지는 여러 가지 유형의 암을 조사한 결과 이미 암 발달 초기 단계부터 말단소립이 짧아진 상태라는 것으로 이 같은 현상이 종양 발달의 결과라기보다는 원인이라는 학설에 무게를 실어주는 내용이다.
연구진은 방광과 식도(esophagus), 대장, 구강, 경부(cervix) 등으로부터 전암성 병변(precancerous lesion)으로 의심되는 세포조직들을 수집한 다음 이에 대한 일련의 분석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수집한 세포조직들 가운데 97%에서 말단소립의 길이에 이상이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88%의 세포조직에서는 말단소립이 비정상적으로 짧아진 상태를 나타냈다.
말단소립은 염색체의 말단부를 덮고 있으면서 그 안 쪽을 보호하는 방패막 구실을 담당한다. 말단소립이 덮고 있는 안쪽에는 유전자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말단소립이 유전 정보의 비정상적인 소실을 방지하게 된다. 그런데 세포가 분열을 거듭할 때마다 말단소립의 유전자 가운데 일부가 손실되고 그 결과 세포 분열이 진행하면서 서서히 말단소립이 짧아지는 현상이 동반한다. 그리고 그 길이가 일정 수준 아래로 짧아지면 세포는 더 이상의 분열을 중지하고 스스로 사멸하는 길을 걷는다.
이번 연구에서는 연구진이 활용한 실험 방법도 눈길을 끈다. 연구진은 FISH(fluorescent in situ hybridization)라 불리는 방법을 활용해 정상 세포와 전암성 세포에 존재하는 말단소립의 길이를 서로 비교, 분석했다. 이 방법은 DNA의 특정 부위에 형광 물질을 표지시킨 다음 이를 관찰하는 것으로 유전자나 염색체의 이상을 발견하거나 확인하기 위해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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