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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유전학(chemical genetics) 지식을 기반으로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 SARS), 일명 사스를 야기하는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를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을 선발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중국과 미국의 과학자들이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의 학술지 “화학과 생물학(Chemistry & Biology)”, 9월호(11권, 9호, 1293-1299)에 게재됐다.
사스의 원인으로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는 비전형 폐렴(atypical pneumonia)을 일으키는데 아직까지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형편이다. 29개 국가에 걸쳐 8,000 명 이상의 감염 환자가 발생하고 이 가운데 900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지만, 제대로 된 약물 치료가 확립되지 못하였다. 백신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실제 사용 가능한 약품 개발이 완료되기 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는 화학 유전학적 지식을 동원해 지금까지 구조가 규명된 50,240 가지의 저분자량 화합물들을 대상으로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억제력을 평가한 다음 104 가지 화합물로부터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104 가지의 화합물 가운데는 바이러스의 단백질 분해 효소(protease)를 표적으로 삼는 것들이 두 가지였으며 헬리카제(helicase) 효소를 표적으로 삼는 경우 일곱 가지와 바이러스가 세포 내부로 침투할 때 필요한 물질로 알려진 안지오텐신 변환 효소 2(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2)의 돌기 단백질(spike protein)을 표적으로 삼는 것 18 가지가 포함되어 있다.
이번 연구 성과의 의의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하나는 항-사스바이러스 약물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후보 물질들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향후 항-사스바이러스 약물 개발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하나는 화학 유전학적 약물 선발 방법이 새롭게 출현한 질병에 대응할 방법을 찾아내는데 신속하고도 효과적인 접근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좋은 실례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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